경기 파주출판도시의 가을이 뭉근한 책의 향기로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심학산 자락의 갈대와 임진강 물억새, 자유로 노변을 따라 늘어선 코스모스의 하늘거림보다 더 아찔한 유혹. 내일(27일)부터 사흘간 펼쳐질 ‘파주북시티 책잔치 2006’이다.
이 행사는 책의 축제다. 드넓은 행사 공간의 광장과 구석구석이 책의 숲으로 꾸며지고, 책을 쓰고 만들고 파는 이들, 책을 사랑하는 여러 분야의 문화인들이 그 아득한 숲길 여행의 안내자로 나선다. ‘전국 대학생 독서토론대회’가 열리고, 공지영(소설가) 나희덕(시인) 신영복(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여러 작가들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KBS 아나운서들(정영실, 성기영, 윤지영 등)이 책을 들고 나와 밑줄 그은 구절들을 읽어주고 통기타 듀엣 ‘나무자전거’가 노래를 부르는 코너도 있다. 젊은 영화인들(김용균 박광현 손재곤 감독)이 활자와 영상이 만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영화감독, 책을 말하다’, 문학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영화- <경마장 가는 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골라 볼 수 있는 ‘작은 영화제’도 마련됐다. 미술 선생님들과 동화책 주인공을 칼라 점토로 만들기는 아이들과의 나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 개막공연으로 준비된 ‘국악, 시를 품다’, 인디밴드들의 음악 속에서 마음껏 얼크러져도 좋을 ‘출판도시 가족파티’도 있다. 그러니까 이 축제는 책이 매개하는 모든 문화와 인간의 교감 잔치다. 우리들의> 경마장>
주최측은 이 잔치의 테마를 ‘출판도시, 청년정신과 접속하다’로 정했다. 출판도시가 단순히 책을 생산하는 인프라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생산하고 교류하는 중심이고자 한다는 희망과, 그 정신과 가치를 갈망하는 이 땅의 모든 ‘영원한 청년’들이 떼로 모여 어지럽게 접속하자는 의지를 담은 문구다.
행사기간동안 출판도시에 입주한 100개 출판사 사옥들 대부분이 나름의 프로그램과 책 판매행사, 볼거리 등을 마련해두고 손님을 맞고(오픈하우스), ‘책거리’ 30여 개의 부스와 헌 책방 ‘보물섬’과 함께하는 벼룩시장에서는 신ㆍ구간, 중고 서적들을 할인 판매한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고(약 1,500대), 지하철2호선 합정역 2번 출구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판도시로 떠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031)955-0055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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