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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시장과 함께 가는 부동산정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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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시장과 함께 가는 부동산정책을

입력
2006.10.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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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추가건설계획 발표를 보고-

말 한 마디의 가격을 따로 산정해 본다면 전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말은 아마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한 마디일 것이다. 벤 버냉키 의장의 금리 인상 또는 인하의 한 마디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이 사라지기도 생성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정책담당자의 말 한 마디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어 그 무게는 상당한 것이며 정책의 실효성 측면에서 볼 때 가장 효율적인 집행수단이 될 수도 있다.

정책담당자의 정책의지가 곧바로 시장에 전달되어 시장참여자의 기대를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의도한대로 움직여 실물 정책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정책 발표는 지난 몇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크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건교부장관이 발표한 신도시 추가건설계획은 주택시장은 물론 주택 구입을 고대하는 국민들 모두에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우선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던 주택가격 안정화 대책에서 항상 부족하였던 주택 공급 확대가 보완되었다는 점에서 업계는 물론 관련 학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이 공급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 및 규제 강화로 시장수요를 억제하는데 집중되었던 정부의 주택정책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금번 조치는 방향성은 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원론에서 보아왔듯이 시장의 수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어떠한 정책수단을 활용하여도 비용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하다.

주택정책과 관련하여 바로 이런 점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그동안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정부가 시장과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었던 것이다. 금번 발표의 경우에도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집값에 대한 대증치료식 처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정책목표 달성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시장참여자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장원리에 근접한 정책수단의 활용이 근간이 될 필요가 있다.

한편 금번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우선 계획중인 신도시가 주택가격 상승의 진원지로 추정되어온 강남지역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또한 공급물량이 그 동안 억제되어온 수도권 주택공급 문제를 해소할 만큼 충분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대형개발사업마다 문제가 된 주변 지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신도시 후보지를 중심으로 지가가 상승하는 경우 결국 토지 수용부담을 증가하여 고분양가 논란이 재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하루빨리 신도시에 대한 개발계획과 절차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기 주택공급 계획을 신속히 공표하여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두 개의 신도시만으로 현재의 주택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지속적이고 충분한 주택공급계획이 천명될 때만 국민들의 주택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고성수ㆍ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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