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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잔혹한 출근' 유괴범의 딸을 유괴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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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잔혹한 출근' 유괴범의 딸을 유괴했다고?

입력
2006.10.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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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을 본 관객이라면 으레 김수로의 코믹 연기를 기대할 것이다. <반칙왕> 을 시작으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까지, 김수로가 연기한 배역들은 항상 웃음의 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흔하디 흔한 화장실 유머나 슬랩스틱을 구사하지 않는다. 이런 그의 연기를 전면에 내세운 <잔혹한 출근> 은 겉으론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유괴’라는 소재를 통해 관객들의 허를 찌르려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토끼 같은 딸을 두고 있는 샐러리맨 동철(김수로)은 겉으로는 평범하나 실직과 주식투자 실패로 빈털터리 상태다. 급기야 그는 아내 몰래 사채에 손대고 이자를 갚기 위해 동생과 동창들을 찾아 다니며 동분서주하는 신세가 된다. 악독한 사채업자에게 걸려 이자를 갚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동철. 같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만호(이선균)는 어느날 동철에게 유괴를 제안한다.

그러나 그들의 어설픈 유괴는 협박전화를 받지 않는 아이의 부모로 인해 무위로 돌아간다. 동철과 만호는 이번엔 작심을 하고 부잣집 딸 태희(고은아)를 유괴하는 데 성공하지만 작전은 그리 쉽게 끝나지 않는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태희는 오히려 “우리 아빠가 돈까지 써 가며 나를 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설상가상으로 동철은 자신의 딸이 유괴를 당했다는 뜻밖의 전화를 받는다.

영화 초반은 돈을 갚기 위한 동철과 만호의 해프닝으로 관객들에게 뻔한 웃음을 전달한다. 그러나 동철이 자신의 딸이 유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영화는 갑자기 ‘동철이 태희 아버지(오광록)로부터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 ‘누가 동철의 딸을 유괴했는지’를 풀어가는 추리물로 흐른다.

영화는 ‘유괴범의 아이가 유괴당했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통해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지만,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연결하는 고리가 헐거워 두 개 장르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든다. 영화의 수확이라면 <흡혈형사 나도열> 이후 김수로가 단독으로 영화 한 편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배우임이 재확인됐다는 점과 영화 속 비중에 비해 존재감이 느껴지는 오광록의 연기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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