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에 아파트 브랜드 업그레이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업체의 가치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브랜드 관리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이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한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초가 ‘1기 브랜드 시대’였다면 지금은 기존 이미지에 대수술을 단행하는 ‘2기 브랜드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힐스테이트(Hillstate)’라는 새 브랜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선포식을 가졌다. 외환위기 이후 2004년까지 사용했던 ‘현대홈타운‘을 전면 교체하는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내놓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기존 브랜드 현대홈타운이 달라진 소비자들의 기호와 고급주택이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데 미흡하다고 판단,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출시를 계기로 최근 대대적인 광고를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프리런칭 광고 때 ‘상상하세요. H’로 관심과 궁금증을 자극했던 카피가 본광고에서는 ‘당신의 H는 무엇입니까’로 구체화돼 힐스테이트가 지향하는 가치를 ‘H’라는 이니셜로 풀고 있다.
주공은 7월말 기존 ‘뜨란채’ 대신 ‘휴먼시아’라는 새 브랜드를 개발했다. 앞으로 주공이 공영 개발하는 판교 파주운정 송파 오산세교 등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는 도시 이름 앞에 모두 새 브랜드를 붙일 계획이다. 예를 들어 판교신도시에 주공이 자체적으로 짓는 아파트는 ‘판교 휴먼시아’, 민간업체 대림산업이 짓는 단지는 ‘판교 휴먼시아 e편한세상’ 식으로 명칭을 붙이게 된다.
‘쌍용 스윗닷홈’으로 분양해오던 쌍용건설은 최근 ‘쌍용 예가’로 브랜드를 바꿨다. 5월 김해에서 분양한 장유 2차부터 ‘쌍용 예가’ 브랜드를 쓰고 있다. 쌍용 관계자는 “스윗닷홈이 발음상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발음이 편하면서 아파트에 예술적 미를 부여하자는 의미에서 예가로 브랜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내년 초 기존 ‘SK 뷰(View)’를 대체할 새 브랜드를 내놓기 위해 고심 중이다. 브랜드를 교체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태영은 토목전문업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종합건설업체로 재도약한다는 뜻에서 32년 동안 사용해왔던 회사명을 연내에 바꾸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주택 건축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그러나 ‘데시앙’이란 주택 브랜드는 계속 살려나갈 방침이다.
우림건설은 지난해에 기존 ‘루미아트’를 ‘필유’라는 새 브랜드로 교체했다. 남광토건은 ‘마이루트’에서 ‘하우스토리’로, 일신건설은 ‘림(林)’에서 ‘에일린의 뜰’로 각각 브랜드를 교체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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