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24일 개성공단 방문 시 '춤 파문'에 휘말린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과는 국정감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소동을 피운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원 의원의 행동에 문제가 있던 것은 분명하지만, 의원의 권리이자 의무인 국정감사까지 막은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 사태를 주도한 인물이 얼마 전 군 골프장에서의 주중 골프로 물의를 일으켰던 공성진, 송영선 의원이어서 모양이 더 사납다. 그들은 피감 기관인 해병대 사령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방송 카메라가 들이닥치자 화장실로 도망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과 국회로부터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의 경우 수해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출당까지 시켰지만, 이들은 현역 의원이어서인지 슬쩍 넘어갔다.
이에 대해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25일 최고중진회의에서 "주중에 골프 친 것은 당 자체 지침을 어겨서 문제가 된 것이지 국민과는 관계가 없다.
개성공단에 가서 춤을 춘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 식구 감싸기의 결정판이다. 두 사안을 수평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 골프 파문에 대한 당과 당사자들의 조치와 태도는 "뻔뻔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또 두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부인이 공천헌금을 받은 게 드러나자 '의원직 사퇴'를 공언하며 한동안 국회를 떠나있다가 북한 핵 실험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슬그머니 국정감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덕룡 의원을 용납해서도 안 된다.
한나라당이나 의원들이나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만 타박한다는 말이 딱 맞는 형국이다. 원 의원 문제는 이쯤에서 거둬들이는 게 그나마 역풍을 줄이는 길이다.
이동훈 정치부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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