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사의표명 소식이 전해진 24일 국방부는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사임설이 나올 때마다 윤 장관은 국방개혁기본법을 통과시킨 뒤 거취를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적어도 정기국회 뒤로 인사가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국방개혁기본법 외에도 북핵 사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 산적한 현안을 안고 있는 국방부는 그래서 후임 장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후임으로는 안광찬(육사25기ㆍ예비역 소장) 비상기획위원장과 권진호(육사19기ㆍ예비역 중장) 등 참여정부와 호흡을 맞춘 안보통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 재임시절 대미협상을 진두지휘한 경력이 있는 만큼 전시 작전권 환수 등의 현안을 풀어가는 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보사령관으로 예편한 권 전 보좌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정권 말기 군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 군 수뇌부를 거쳐간 예비역 대장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남신(육사23기) 전 합참의장, 김인종(육사24기) 전 2군사령관, 김종환(육사25기) 전 합참의장, 이한호(공사17기) 전 공군총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군 소식통들은 윤 장관의 추천권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전방 초소 총기 난사 사건과 육군훈련소 인분사건 등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2년 넘게 60만 대군을 장악하면서 노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후임자를 추천할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도 국방개혁이 안되면 문민장관을 해야겠지만 국방개혁이 무난히 진행 중이고 북핵사태까지 발생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문민장관 가능성은 배제했다.
윤 장관은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23일 청와대에 들러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SCM도 끝나고 할 일은 다 한 거 같다. 좀 쉬었으면 좋겠다”며 사직하겠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윤 장관의 사의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국가정보원장 임명설에 대해 “나이도 많고 쉬어야지”라며 말꼬리를 흐리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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