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이 2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과 만나 현 시점에서 2차 핵 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그러나 만일 북한이 자신들에게 부당한 압박이 더 가해진다고 생각될 때 북한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적인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지켜보겠고, 추가 핵 실험의 강행 여부는 미국의 향후 태도에 달려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류 대변인은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뜻을 밝혔지만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며 “북한은 금융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이어 김 위원장이 핵 실험으로 인해 중국의 처지를 어렵게 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김 위원장이 사과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북중 국경지대 중국 인민해방군 증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중 국경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조를 중단한다는 얘기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해 대북 식량 및 석유 지원을 계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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