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화 '가을로' 주연 유지태 김지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화 '가을로' 주연 유지태 김지수

입력
2006.10.24 23:59
0 0

26일 개봉하는 영화 <가을로> 는 이 계절에 제대로 울리는 영화다. 백화점 붕괴로 눈앞에서 약혼녀 민주(김지수)를 잃은 검사 현우(유지태)가 옛사랑의 기억을 더듬으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동해안 풍광을 따라 펼쳐진다. <번지 점프를 하다> 와 <혈의누> 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김대승 감독이 노련한 세공사처럼 엮어낸 화면이 관광엽서처럼 수려하다. 절경의 피사체처럼 드러나지 않은 듯 돋을새김된 두 주연 배우를 만났다.

유지태

유지태(30)는 자타공인 ‘진지남’이다. 그가 닮고 싶은 사람이라며 자주 만나는 박찬욱 감독이 “너무 진지하면 여자들이 싫어해. 너는 아무래도 연애결혼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 그의 진지함은 영화를 대하는 모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의 입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짐 자무시, 우디 알렌 등 작가주의 감독의 이름과 작품명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가을로> 를 택한 이유도 그다웠다. “멜로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피하겠다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좋은 작품이라는 판단에 현우역을 선택했습니다.” 영화 촬영하며 처음 만난 김지수와 거리감도 없었다. “만나자마자 바로 술자리를 갖고 누나라고 불렀거든요.”

1994년 <바이준> 으로 데뷔한지 12년. “촬영 현장이 편하기만 하다”는 그는 이번 영화로 얻은 점도 많다. “감독님이 워낙 꼼꼼하신 분이라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연기호흡을 길게 유지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는 <가을로> 가 영화인으로서 하고 싶었던,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영화라고 평가한다. “영화 처음 보고 화면 속에서 조화를 이룬 제 모습에 너무 뿌듯했어요”.

그는 이미 중ㆍ단편 영화 2편을 연출한 감독이다. 추석연휴 때는 쉬지 않고 단편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러나 그는 상업영화 감독으로 나설 생각은 없다고 한다. “배우가 직업이고, 연출은 제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라는 이유에서다. “제 영화를 찍기 전에는 겁도 나고 힘들기도 하지만 현상된 필름을 볼 때 큰 희열을 느낍니다.”

그는 영화 <황진이> 에 출연 중이다. 머리칼을 치렁치렁 기른 것도 노비 ‘놈’ 연기를 위해서다. “말 그대로 상놈 할 때 놈이에요. 황진이와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내면서 연정을 품는 인물이죠. 황진이의 연인으로 널리 알려진 서경덕을 대체하는 역할입니다.”

김지수

지난해 <여자, 정혜> 로 스크린에 늦깎이 데뷔한 김지수(34). 올해 선보이는 영화만 <로망스> <가을로>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까지 3편이다. 영화를 늦게 시작한 데서 오는 욕심일까. 그러나 그는 손사래를 친다. “ <로망스> 는 지난해 개봉하려 했는데 배급 사정 때문에 올해로 넘어왔어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미친 듯이 일 한다는 오해를 많이 받아요.”

김지수가 <가을로> 에서 연기한 민주는 세상을 마냥 따스하게만 바라보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인물이다. 그의 표현대로 “판타지 성격이 강한,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아니었어요. 화나면 머리 잡고 싸우고 욕도 할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 제 성격에 걸맞게 희로애락이 분명히 드러나는 그런 연기요.”

자연 풍광 속에 스며들며 포근한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기에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좋은 감독이 만드는 영화”라는 생각에 “한 번 해보자”며 출연을 결정했다.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자는 욕심은 없었고, 튀지 말자며 영화 전체 흐름에 몸을 맡겼습니다.”

함께 연기한 유지태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저는 지금까지 ‘아니다’ 싶은 배우와 연기한 적이 없어요. 지태씨는 나이에 비해 무게감이 있어 연기하기 편안했어요. 상대 배우가 생각이 짧으면 말도 못하고 저만 답답하잖아요.”

<로망스> <가을로>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은 모두 멜로 영화. 그러나 그는 ‘멜로 퀸’이라 불리기를 거부한다. “3편은 캐릭터도 다르고, 사랑의 빛깔도 달라요. 저는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어요. 제가 비교적 완벽하거나 똑똑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좀 만만해 보이는 역할에 대한 욕심도 많습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