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적인 삶> <케네디와 나> 등을 쓴 프랑스 소설가 장폴 뒤부아(56)가 새 책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밝은세상 발행)의 한국 출간을 기념해 내한했다.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뒤부아는 20여년간 17권의 소설과 에세이를 발표한 중견 작가로, 특히 한국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케네디와> 프랑스적인>
24일 서울 서울힐튼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부아는 “한국에서 제 소설이 사랑을 받는 것은 아마도 두 국가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탄생이나 가족의 해체 같은 공통된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부아 소설의 주인공은 아내로부터 이혼당하고 자녀들로부터 외면받은 채 권태와 무기력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이 대부분.
우연한 기회에 삶을 되돌아보게 된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이 기둥줄거리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산뜻한 문체가 특장이다.
매번 위기의 중년 남성이 등장하는 소설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 것 같다고 하자 뒤부아는 파안대소했다. 아내와 자녀들이 늘 부정적으로 그려지는데, 소설 때문에 가정생활이 곤란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런 소설을 쓰게 되면 자기 삶의 일부가 반영되게 마련이죠. 하지만 제 자전적 요소가 들어갔다고 해서 불편한 건 없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독립해 저 혼자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 개인적 삶이 꼭 소설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죠.”
“삶이 나를 놀려먹는데 나라고 삶을 놀리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하는 이 유머 있는 작가는 20년 넘게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담은 에세이집 <나는 미국이 걱정스러워> <그때까지 미국은 만사형통이었는데> 를 내기도 했다. 그때까지> 나는>
“기자로서의 글쓰기는 타인에 관한 글쓰기라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소설가로선 나 자신의 삶을 쓸 수 있으니까 글쓰기의 자유가 보장되죠. 자신의 삶이나 불행에 대해 쓰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아시아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뒤부아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을 인상적으로 봤다고 한다. “한국영화를 통해 한국을 많이 접했죠. 한국영화가 한불 양국의 문화가교가 될 것 같네요 이문열씨의 소설이 많이 번역돼 있긴 하지만, 영화가 10편 들어올 때 소설은 1권 번역되는 게 현실입니다.” 뒤부아는 이화여대와 교보문고 등에서 강연회와 독자사인회를 가진 후 30일 프랑스로 돌아간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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