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1승씩 주고 받은 한화와 삼성이 25일부터 장소를 대전으로 옮겨 재격돌한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화 김인식 감독은 “목표를 달성했다”며 활짝 웃었지만 삼성 선동열 감독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분수령이 될 3,4차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 권오준·오승환 vs 문동환·구대성…양감독 '강공-지키기' 정반대작전
선발보다 막강한 불펜
삼성 하리칼라와 한화 최영필은 3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하리칼라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1승1패 평균자책점 8.18로 유독 약했다. 하리칼라와 맞서는 최영필도 깜짝 선발로 나서지만 5이닝 이상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권오준, 오승환을 앞세운 삼성과 문동환, 구대성을 내세운 한화 불펜의 힘겨루기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선발보다 강한 불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권오준과 오승환은 1차전에서, 문동환과 구대성은 2차전에서 각각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4차전 선발 등판 여부도 관심거리다.
한화의 강공 vs 삼성의 번트
"득점 기회가 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점수를 뽑겠다."
양팀 사령탑은 약속이나 한 듯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점수를 뽑아내기 위한 작전은 정반대였다. 삼성은 1,2차전에서 희생번트를 세 차례나 시도했지만 한화는 초지일관 강공만 고집했다.
선 감독은 "선취점만 뽑아내면 권오준, 오승환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주자만 나가면 공식처럼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투수력의 열세를 인정한 김 감독은 "몇 점을 뽑느냐 보다는 몇 점을 허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타선의 폭발력에서 앞선 만큼 기회가 왔을 때 대량득점을 노리겠다는 뜻이다.
한화의 안방불패 이어질까
한화는 올해 대전에서 벌어진 가을잔치 4경기를 모두 이겨 ‘안방불패’를 과시했다. 김태균, 이범호 등 간판 타자들이 “대전에서 경기를 치르면 무조건 이길 것 같다”면서 “대구에서 1승을 거둔 만큼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큰소리치는 이유다.
대전구장은 가운데 담장까지의 거리가 114m로 대구구장(117m)에 비해 짧다. 정규시즌 홈런 1위(110개) 한화가 소총부대로 전락한 삼성(76개)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다.
게다가 대전구장 인조잔디는 대구구장과 달리 타구가 잘 구르지 않는다. 따라서 올 시즌 내내 대전구장에서 훈련한 한화가 9경기를 치르는 데 그친 삼성에 비해 홈구장의 이점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