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컷 탈락했지만 대회 출전에 만족한다. 내년에도 출전해 50회 연속 출전기록을 세우겠다.”
20일 부산 해운대골프장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에서 컷 탈락한 한장상(66)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고문은 성적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 고문은 이날 열린 2라운드에서 8오버파 80타를 쳐 2라운드 합계 20오버파 164타를 기록, 최하위로 컷 탈락했다. 마흔 세 살 차이가 나는 막내 아들 뻘인 강경남(23ㆍ삼화저축은행) 등과 이틀 연속 동반 라운드를 펼쳐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한 고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컷 탈락 했는데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 고문은 “아휴, 바랄 걸 바라야지. 아쉽지만 내 나이가 70이 다됐다. 나이가 들어 목 디스크 등 몸도 좋지 않다”면서 “그보다는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며 대회 참가 자체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한국골프의 산 증인인 한 고문은 이번 대회가 남다르다. 올해로 이 대회에 49년째 출전, 50회에 -1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올해로 대회가 49회째를 맞은 만큼 첫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개근한 셈이다.
한 고문이 내년 한 차례만 더 출전하면 아놀드 파머(미국)가 미국프로골(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최다 연속 출전을 기록한 대망의 50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한 고문은 “처음부터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30회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여기까지 온 거 50회까지 가 보자는 욕심이 생겼다”며 “내년에도 꼭 대회에 출전해 골프인생의 마지막 꿈인 50회 연속 출전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피력했다.
첫 날 김종덕 등 후배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받기도 한 한 고문은 ‘감개무량했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한 고문은 1968년부터 1971년까지 이 대회를 4연패하는 등 7차례나 정상에 올라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22승(해외 3승 포함).
제6대 KPGA 회장과 초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도 각각 역임한 한 고문은 1972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하는가 하면 1973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하기도 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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