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 세탁소 박금옥씨 공로상 받아
올해로 13년째 해군사관학교 세탁소에서 생도들의 제복을 ‘칼 같이’ 다려오고 있는 ‘다림질의 명인’ 박금옥(62ㆍ여ㆍ경남 진해시 충의동)씨. 박씨는 지난 국군의날 해사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박씨는 제복을 입으면 ‘폼생폼사’인 멋쟁이 사관생도들의 가장 든든한 디자이너이다. 박씨가 생도 상ㆍ하의 제복 1벌을 다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분 내외. 근무복 상의의 경우 다림선이 무려 10개나 돼 일반 정장보다 잡아줘야 할 선이 훨씬 많다. 여름정복처럼 하얀 제복은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생도들이 훈련받는 4~6월, 계절이 바뀌는 시기, 4학년 생도들의 원양 준비기간에는 주말에도 출근해서 새벽 3시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는 것은 무론 밤샘도 종종 한다.
생도들에 대한 사랑과 일에 대한 사명감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생도들이 맡긴 제복이 다시 돌아가기까지는 접수에서부터 다림질까지 총 10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생도들의 제복은 어림잡아 26만벌이나 된다.
박씨가 해군 제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3년. 남편과 함께 해군기술병과학교 세탁소를 운영하던 그는 89년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힘들게 세탁소를 운영하다 93년부터 해사 세탁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해군기술병과학교 세탁소 경력을 포함하면 무려 30년 넘게 해군들의 제복을 다림질해온 셈이다.
“명절이 되면 제대한 수병들이나 졸업한 생도들도 안부전화를 해온다”는 박씨는 “자식 같은 생도들이 멋진 제복을 입고 당당히 선 모습을 생각하면 다림질을 하다가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하며 웃었다.
진해=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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