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중앙버스전용차로 교차로에 버스전용신호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버스중앙차로의 안전체계 등의 구축을 위해 각 차선에 별도로 신호등이 설치ㆍ운영된다. 앞으로 버스와 승용차 운전자들은 자신이 주행하고 있는 차선에 설치된 신호등의 지시를 받아 교차로를 통과하게 되는 것이다.
시는 우선 내년에 미아로 한성대앞 교차로에서 시범 운영한 후 2008년까지 시내 10여곳의 교차로로 전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성신여대 입구, 북가좌 삼거리, 양재역 사거리 등이 주요 대상이다.
시는 이 제도를 통해 교차로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왕복 8차선 간선도로인 경우, 승용차 좌회전 신호가 들어가는 도로 4개 차로에 각 한 개씩 개별신호등을 설치하면 교차로에서 직진하는 버스와 좌회전하려는 승용차 사이의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통흐름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현재 버스중앙차로(1차선) 옆 2차선의 승용차가 좌회전할 경우 신호등에는 버스의 운행정지를 알리는 정지신호와 승용차의 좌회전 신호만 표시돼 있어, 3, 4차선 승용차가 직진할 수 있음에도 버스를 상대로 한 정지신호를 보고 멈추고 있다. 하지만 별도로 직진신호를 줄 경우 정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버스신호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아예 버스중앙차로에 설치할 신호등 모양을 현재의 동그라미가 아니라 버스모양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의 신호등 체계는 승용차 좌회전과 직진 동시신호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지방경찰청과 적극 협의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버스의 통행속도와 통행시간 편차인 정시성(定時性)을 높일 수 있도록 버스우선신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버스중앙차로를 이용하는 버스에만 단독신호를 줘 버스가 일반 차량보다 먼저 직진 또는 좌회전 신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전용신호제가 신호등 자체를 바꾸는 하드웨어라면 버스우선신호제는 서울시가 교통흐름에 적극 개입해 진입제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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