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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배영수 한국시리즈 첫 선발승 5년 묵은 恨 훌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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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배영수 한국시리즈 첫 선발승 5년 묵은 恨 훌훌 날렸다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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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던가. 삼성의 토종 에이스 배영수(26)가 ‘한’을 풀었다.

유독 가을 무대에만 서면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삼성 배영수는 지난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1차전에서 마침내 한국시리즈 첫 선발승의 감격을 누렸다.

배영수는 선발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1차전 승리를 팀에 선사했다. 고비마다 삼진도 6개나 잡아냈다. 1차전 승리는 팀에도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배영수로서는 한국시리즈와의 ‘악연’을 떨쳐버리는 가슴 벅찬 경기였다.

배영수는 지난 2001년부터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섰지만 선발승이 단 한번도 없었다. 200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구원승으로 각각 1승 씩 만 챙겼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는 두고두고 회자될 아쉬운 경기였다. 배영수는 당시 대구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서 8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막는 등 ‘10이닝 노히트노런’의 비공인 신기록을 세우고도 타선 침묵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연장 12회 끝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 선발로 등판해 6과3분의2이닝 1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했지만 역시 승리의 여신은 배영수를 외면했다.

그리고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 13경기째 등판인 21일 한화와의 1차전. 배영수는 직구 최고구속 152㎞의 강속구와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농락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위력도 돋보였다.

시즌 내내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화려하게 에이스로 부활했다. 올 시즌 한화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37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배영수의 진가를 확인하는 경기였다. 고심 끝에 배영수를 1차전 선발로 낙점한 삼성 선동열 감독도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당연히 1차전 MVP는 배영수의 몫이었다.

초보 사령탑 시절인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무패로 꺾었던 선 감독은 애제자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1차전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첫 감독 데뷔 후 한국시리즈 5경기 연속 승리라는 빛나는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배영수가 마운드에서 호투를 거듭하자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냈다. 3회 한화의 괴물 신인 류현진을 상대로 3안타를 집중시키며 2점을 선취한 삼성은 5, 7회 각각 1점을 추가, 승기를 잡았다. 선동열 감독은 선발 배영수에 이어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K-O’ 펀치를 가동시키며 마운드에 빗장을 채웠다.

22일 2차전 비로 순연

한편 22일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2차전은 우천으로 23일 오후 6시로 순연됐다. 남은 한국시리즈 일정도 하루씩 밀리게 된다. 삼성과 한화는 각각 외국인 투수 브라운과 정민철을 2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대구=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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