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중국 닝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중국 양헝 감독의 <빈랑> 과 말레이시아 탄취무이 감독의 <사랑은 이긴다> 가 유일한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 부문 최우수 아시아 신인 작가상(대상)을 받았다. <사랑은 이긴다> 는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사랑은> 사랑은> 빈랑> 크레이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올해 부산영화제는 여러모로 성공적이었다. 상영작은 63개국 245편. 지난해 (73개국 307편)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내용은 알찼다. 역대 최다인 64편이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세계 첫 상영)로 소개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해외 영화계 인사들의 방문도 늘었다. ‘단골 손님’인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8,321명의 인사가 부산을 찾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574명의 취재진(외신기자 434명)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세계적인 영화연예전문 주간지 버라이어티가 칸과 베니스 베를린에 이어 일일 영자 소식지를 발간한 점도 영화제의 성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영화제는 성과보다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 우선 부산영화제와 같은 기간에 열린 제1회 로마영화제(13~21일)의 위협을 들 수 있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황금갑> (滿城盡帶黃金甲)과 인도의 미라 네어 감독의 신작이 부산 대신 로마를 택했다. 개막작도 니콜 키드먼의 <퍼> 로 부산영화제의 <가을로> 보다 국제적 지명도에서 앞섰다. 가을로> 퍼> 황금갑>
두 영화제의 월드 프리미어 경쟁 끝에 홍콩 패트릭 톰 감독의 <아버지와 아들> , 일본 츠카모토 신야의 <악몽탐정> 이 부산과 로마에서 같은 시간에 동시 상영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자칫 9월에 열리는 캐나다 토론토영화제와 로마영화제 사이에서 부산영화제가 고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악몽탐정> 아버지와>
관객(16만2,835명)도 지난해(19만2,970명)보다 크게 줄었다. 10회를 맞아 다양한 상영작을 선보인 지난해는 예외라 해도 관객 증가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PPP(영화 투자 상담)와 BIFCOM(영화산업박람회)을 통합, 올해 첫 문을 연 아시안 필름 마켓은 연착륙 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참여 인원은 3,500명으로 PPP와 BIFCOM의 지난해 참여자(2,000명)보다 늘었다. 거래를 위한 만남도 710회로 지난해(600회)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아시아 최고 영화 시장’이라는 취지에 걸맞은 성과는 없었다. 아시아 배우 세일즈 행사인 ‘스타 서밋 아시아’는 외형만 화려하고 실속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영화제 진행과정에서 작지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도 있었다. 19일 오전 10시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한국영화 <세 번째 시선> 이 편집상의 실수로 상영 중단 되는 사고가 있었다. 관객이 영화 상영 직후 감독, 배우와 대담 시간을 갖는 GV(Guest Visit)는 7건이 취소됐다. 세>
올해 부산영화제는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외형에 대한 집착보다 알찬 운영 방안과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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