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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더 이상 시간 허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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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더 이상 시간 허비 말아야

입력
2006.10.2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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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ㆍ중 외무장관회담은 사실상 북한과 미국간 고위급 간접대화였다. 전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일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중국측은 이 면담을 통해 파악한 김 위원장의 생각을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했을 것이며 미중 간에도 북 핵실험사태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다.

이번 미중 외무장관회담은 유엔안보리 결의 이행전선을 강화하기 위한 라이스 장관의 동북아 순방외교와 탕자쉬안 특사를 통해 북 핵실험사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중국의 특사외교가 교차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6자회담 참여국 간에 긴박하게 펼쳐진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북한 핵실험사태에 중대 전환점을 마련하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라이스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은 아무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탕자쉬안 국무위원 일행을 환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탕 국무위원은 방북에 앞서 후 주석 특사자격으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따라 방문, 북 핵실험 대책을 협의했다.

그런 그를 김 위원장이 흔쾌히 만났다는 것은 6자회담 복귀문제 등에 나름대로 결심이 섰음을 뜻할 수도 있다. 탕 국무위원이 라이스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시간이 미국과 북한 그 어느 쪽 편도 아니라는 점도 양측이 서로 한발씩 물러서서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북한은 유엔안보리 제재가 본격화하면 그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 혹독한 겨울을 지내야 한다. 그런 고통을 견디기보다는 핵 실험도 한 마당에 6자회담에 나와 자신들의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도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한 대북 제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대북 압박에만 집착하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자극해 결국 북한에 핵무기를 늘리는 시간을 주는 것은 미국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과 북한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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