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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장수의 길, 자신을 신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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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장수의 길, 자신을 신뢰하자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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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이 순창군에서 개최됐다. 결과는 놀라왔다. 수많은 참여자들, 최첨단의 복잡한 연구성과 발표였는데도 자리를 지킨 촌로들의 모습에 더욱 감동했다.

장수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고자 하는 그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장수는 인간의 커다란 염원임을 새삼 느꼈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장수에 있어서 유전자와 사회환경요인의 상호작용'이었다.

● 한국 남ㆍ여 장수도 현격한 차이

세계 각 지역별로 장수요인을 비교하고 공통점을 찾는 새로운 시도였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일본 오키나와 하와이 한국의 연구팀이 각각 장수인의 특성을 소개하고 특정 지역의 장수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토론했다.

어느 학자는 지역별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이 결정적임을 강조했고, 다른 학자는 개개인의 성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식습관이나 지역사회 주민들의 상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분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은 지역별로 남녀의 성별 장수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장수도가 남성장수도보다 현저하게 높다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남녀 성별 장수도는 백세인의 숫자만 비교해봐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반적인 선진국의 백세인 남녀비는 1 대 4 또는 5이다. 전세계적으로는 1 대 7 정도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지역의 경우 1 대 1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 대 10이 훨씬 넘는 전형적인 여성만의 장수지역이다. 이는 분명 지역별로 전통적 문화적 사회적 생태적 환경적 요인의 차이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여기에 관해 전통적인 한국 남성의 생활패턴 및 가족,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이 논의됐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남성 우선주의적 사고가 팽배하여 집안에서 남성은 항상 대접받는 위치를 점하고 있었으며, 일상생활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작업에서 배제되었다.

따라서 사회활동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가족에서의 역할이 상실되었고 그 결과 무위도식하는 삶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매우 설득력있게 제기됐다. 누구나 장수를 원하지만 진정한 장수란 당당하게 늙으면서 삶을 향유하는 장수여야 한다는 점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남자들이 전통적 사고에 젖어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해놓고 망설이고만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열심히 할 일을 찾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남성에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부족하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하여야 할 것인가는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 남성들이여, 일을 찾아서 하자

지난 20년간 스웨덴 백세인 연구를 주도해온 보 하그버그 박사는 사람이 장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했다.

유전자 환경 성격 음식 등 장수에 중요한 모든 방안들 중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여야 하며, 행동에 옮겨야 한다.

우리나라의 남성들도 보다 더 자신을 신뢰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없을까? 남성이 여성과 함께 장수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자신을 신뢰하고 스스로 일상의 일을 해결해 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길이 우선 시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박상철ㆍ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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