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준비가 끝났다.”(삼성 선동열 감독)
“내일은 없다.”(한화 김인식 감독)
올 3월 사상 첫 야구 국가대항전이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감독과 투수코치로 손잡고 4강 신화를 썼던 한화 김인식(59) 감독과 삼성 선동열(43) 감독이 21일부터 대구 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격돌한다. 둘은 해태 시절이던 86~89년 각각 수석코치와 선수로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두 감독은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대구종합운동장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다정하게 손을 맞잡으며 명승부를 다짐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에서 비롯된 여유 때문인지 선 감독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밝게 웃은 반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치른 김 감독은 “그 동안 체력 소모가 컸다”면서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선 감독은 “3주간 충분한 휴식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김한수 진갑용 등 부상 선수들도 많이 회복된 만큼 한국시리즈에서는 좋은 경기를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6차전까지는 가는 승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힘든 경기를 펼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투수진의 체력적인 소모가 많았는데 그나마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해 조금 나아졌다. 삼성의 불펜과 마무리가 강하기 때문에 6회 이후 리드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한편 21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벌어지는 1차전 선발로 선 감독은 우완 배영수(25), 김 감독은 고졸 루키 좌완 류현진(19)을 예고했다. 올 시즌 배영수는 한화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37, 류현진은 삼성전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선 감독은 “당초 1차전 선발로 용병 브라운을 염두에 뒀으나 합숙 기간 중에 배영수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판단, 1차전 선발로 결정했다. 정규시즌 때는 류현진을 한 번도 못 이겼지만 1년 중 한 번은 쳐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민철과 류현진을 놓고 1차전 선발을 저울질 했던 김 감독은 “류현진이 정규 시즌 후반 체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시즌 때와 구위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 본인, 투수코치 모두가 괜찮다고 봤기 때문에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며 류현진 발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최경호기자 squeeze@hk.co.kr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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