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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 前대통령 영결식에 전두환씨 조문/ '10·26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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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 前대통령 영결식에 전두환씨 조문/ '10·26 아이러니'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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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이 영면(永眠)? 어, 10ㆍ26이네!”

22일 별세한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장례가 23일 국민장(5일장)으로 결정됨에 따라 그의 영면 날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면은 ‘영원히 잠든다’는 의미로 통상 장례절차의 마지막 날을 가리킨다.

공교롭게도 최 전 대통령의 영면 날짜는 3일장이 아닌 5일장 형태의 국민장을 치르게 돼 26일이 됐다. 27년 전 정확히 ‘그날’(10월26일)은 우리 현대사뿐 아니라 고인의 삶에도 격랑을 몰고 왔던 날이다. 1979년 10월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ㆍ26사태, 바로 그날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역사의 아이러니” “결자해지”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0ㆍ26사태를 기점으로 달라진 고인의 인생을 운명이, 혹은 역사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최 전 대통령은 10ㆍ26 사태 전까지 외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굴곡 없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사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체육관 선거를 통해 10대 대통령에 뽑혔지만 일주일도 못돼 ‘12ㆍ12 쿠데타’를 맞았고,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속수무책 지켜본 뒤 그 해 8월 하야 성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이들은 “일부러 끼어 맞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날짜를 곱씹으면 신기할 뿐”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이날도 각계 인사와 일반인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의 삶을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도 고인의 영정에 헌화했다.

이밖에 이용훈 대법원장,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김성호 법무부 장관, 이치범 환경부 장관, 이종석 통일부 장관, 김명곤 문화부 장관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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