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소니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소니는 2007년 3월 기준 연결결산 업적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세금납부 후 순이익을 당초 예상인 1,300억엔에서 800억엔으로, 영업이익도 1,300억엔에서 5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세금 후 순익은 2002년 3월기의 153억엔 이후 최저수준이 됐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소니의 리튬이온 전지에 대한 리콜 사태와 관련, 도시바(東芝)가 검토하고 있는 손해배상 등은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소니측은 2008년도의 업적 전망에 대해서도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소니가 다시 주춤하게 된 원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의 리콜 사태가 가장 결정적이다. 지난 8월 소니가 만든 노트북 컴퓨터용 리튬이온 전지가 과열 및 화재의 위험이 있다는 판정이 나와 리콜을 실시하고 있는데, 최종 리콜 예상이 총 900만개로 회수비용만 510억엔에 이르는 엄청난 사태로 발전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게임사업이 부진에 빠진 것도 심각하게 작용했다. 소니는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국내 판매 가격을 당초 계획보다 인하했다. PS3용 반도체의 생산차질로 판매 계획에도 커다란 차질이 생겼다. 이 때문에 적자폭이 예상보다 600억엔이나 늘어 2007년 3월기의 게임사업 부문에서의 적자 전망은 1,600억엔이 넘게 됐다.
소니가 내세운 재건 전략의 핵심은 자사 리튬이온 전지를 채용해 비용을 줄이고, 차세대 게임기 PS3을 앞세워 반격을 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비장의 카드가 오히려 소니의 발목을 잡는 꼴이 돼 사태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소니가 2003년 4월의 주가폭락 사태(소니 쇼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니측은 “액정TV와 디지털카메라 등에서 히트상품이 속속 나오는 등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는 소니의 브랜드와 기술력이 모두 부정될만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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