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요즘 사진 속에 푹 빠져들었다. 카메라 렌즈에 투영된 아시아의 생생한 모습을 보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 박람회로는 국내 최초로 개최된 2006 대구 사진비엔날레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본 전시장 유료입장객만 19일 개막후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전시작의 예술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프로ㆍ아마추어 사진작가와 전공학생, 일반 동호인 등이 몰려들어 당초 예상 3만명을 훌쩍 넘긴 6만명 입장까지 예상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 속의 아시아’를 주제로 29일까지 대구 북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21세기 들어 역동적으로 변하는 아시아인의 삶과 문화, 정체성을 생생하게 표현한 세계적인 다큐 사진작가와 국내 유명 사진가들이 총출동했다.
주제전에는 세계 최고의 보도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멤버이자 내셔널 지오그랙픽 사진작가인 스티브 맥커리의 작품 100여점 등 10개국 작가 35명의 작품 1,100여점이 선보인다.
맥커리의 작품은 관람객들로부터 단연 최고 인기다. 투명한 눈망울에서 뿜어져 나오는 깊은 절망을 포착해 맥커리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아프가니스탄 소녀> 주변은 기념촬영을 하려는 동호인들로 항상 북적이고 있다. 84년 촬영된 <아프가니스탄 소녀> 옆에는 17년이 지나 중년 여성으로 변한 소녀가 부르카(눈 부위만 망사로 돼 있고 몸 전체를 가리도록 한 아프가니스탄 전통 여성의상)를 쓴 모습으로 전시돼 실패한 전쟁을 웅변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사진속의 미술, 미술속의 사진을 주제로 한 특별전도 인기몰이 중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구본창 정주하 등 국내 유명작가 21명이 400여점을 출품, 현대사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앞 야외전시장에서 환경재단과 공동주최로 41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물의 행성 지구를 살리는 사진전, 물 오르다’전이, 대구시민회관에서는 ‘사진으로 본 대구 50년전’, 경주 선재미술관과 대백프라자 갤러리 등 대구경북 8개 갤러리에서 주명덕 선생 등 국내 유명작가의 초대전이 계속돼 대구는 사진 세상에 푹 빠져 들었다.
수석큐레이터 박주석(46) 명지대 교수는 “국내외 유명 다큐멘터리 작가의 작품이 대거 전시되다 보니 이를 보려는 관람객으로 서울∼대구간 KTX가 만원일 정도”라며 “첫 행사여서 부족한 점도 많지만 대구 사진비엔날레가 사진예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최계복 선생, 50, 60년대 구왕삼 안월산 선생, 지금도 활약중인 강완구 선생 등 한국 사진계의 거목을 배출했으며 사진 전문학과가 설치된 4년제 대학만 4개에 이르러 연간 400여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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