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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한번 돋보인 경찰의 수사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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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한번 돋보인 경찰의 수사역량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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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문제로 인한 검찰과의 갈등, 경찰공무원법 개정이나 인사 등 계기 때마다 잦은 조직 내부의 불만 표출과 항명 따위로 국민을 걱정스럽게 하던 경찰이 이번엔 모처럼 역량을 발휘해 보였다.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은행 권총강도 사건의 용의자를 단 이틀 만에 검거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대형사건을 이처럼 빨리 해결한 것도 이례적이거니와, 수사과정에서의 신속한 공조체제, 치밀한 탐문, 컴퓨터시스템을 활용한 과학적 수사방식 등은 경찰수사의 전범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 동안 우리는 경찰이 공조수사에 실패, 뻔한 범인을 눈 앞에서 놓침으로써 사건을 장기화 국면으로 몰아가고 결과적으로 한 두 번에 그쳤을 범행을 연쇄범죄로 키우는 일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남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 직후 목동의 사설사격장 총기도난 사건과 곧바로 연결지음으로써 조기에 사건해결의 단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여기서부터 범인이 사용한 휴대전화번호와 인터넷 ID 추적, 이를 통한 주변인의 신원 확인, 휴대폰 위치추적에서 용의자를 검거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수사진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과학수사 마인드와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 준 것이다.

최근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에서도 확인됐듯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능력은 이미 상당수준에 올라 있다. 문제는 이런 능력을 최대한 발현케 하는 여건의 조성이다.

어지러운 시국상황으로 길거리 치안수요에 경찰력의 태반이 소모되고 있으나 그래도 경찰의 핵심역할이 범죄예방과 범인검거라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수 십년 동안 같은 논의가 이뤄져 오고 있지만 격무의 수사형사들에 대한 합당한 배려와 과학수사환경 개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경찰의 과학수사 능력은 안정적 치안 확보를 넘어 개개 국민의 인권보호 수준을 높이는 일과도 직결돼 있다. 이번 사건 수사에서와 같은 신뢰가 쌓이면 경찰이 염원하는 수사권 독립 요구도 자연스레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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