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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이후/ 北, 6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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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이후/ 北, 6者 나올까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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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혀 북한 핵실험 사태가 외교적 해결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6자회담 복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엔 대북결의, 즉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미국의 자세나 핵 카드를 이용할 것이 확실한 북한의 의도로 볼 때 6자 회담 재개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북한 2차 핵실험 포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보류한 것은 일단 9일 실험으로 ‘핵’이라는 확실한 협상 카드를 가지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제 상황을 벼랑 끝까지 몰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1998년 핵실험을 강행한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해 미국이 제재에 나섰지만 결국 핵 보유국 대접을 받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측이 핵실험에 성공했든 실패했든 추가 핵실험은 언제라도 쓸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더욱이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과 제재는 북한에도 큰 부담이었다. 최근 북중 접경지대 화물검색 강화, 중국 은행들의 대북 금융거래 중단 등은 동맹국인 중국의 뜻을 무시하는 북한을 응징하는 의도가 짙다. 따라서 위기감을 느낀 김 위원장이 현 수준에서 중국의 설득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5차례 이상 핵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북측의 핵실험 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CNN 등 일부 외신은 북측이 핵실험 포기에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조건을 붙였다는 보도도 나온다. 또 중국이 핵실험 사태 해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자회담 복귀 전망

김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琁) 중국 국무위원에게 6자회담 복귀 뜻을 밝힌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이번에는 6자회담 복귀 의지를 밝히면서 지난 1년간 북미 대결의 원인이 됐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도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제재 모자를 쓰고는 6자 회담에 나설 수 없다”는 기존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북측 표현대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완화 내지 포기 등 어떤 성의를 표시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북측이 실제로 금융제재를 향후 조건으로 내걸지 않을 지는 분명하지 않아 전향적인 자세 변화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북측의 태도 변화가 확실하다 해도 문제는 미국, 일본이다. 북한 핵실험과 이에 따른 유엔결의 이후 미, 일의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이날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보다 훨씬 강경한 자세다. 따라서 유엔의 제재 결의로 밀어붙이는 미국과 핵 카드를 든 북한이 이전보다 더한 신경전을 펼치며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강도가 높아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전후 맥락이 불분명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 등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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