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주전 포워드 양경민(34)씨가 자신이 출전한 경기의 토토를 구입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그 동안 농구계 안팎에서는 일부 선수가 토토를 구입해 왔으며 3,000만원에 당첨된 선수도 있다는 등 관련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실제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수원지방법원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5월 약식기소된 양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현행법상 프로 선수의 토토 구입은 승부조작 우려 때문에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농구 토토는 5경기 10팀의 최종 득점결과를 예상해 맞히는 게임이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3월26일 자신의 팬클럽 회장인 A(18)양에게 부탁해 자신이 출전하는 2004~05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의 토토를 대리 구매토록 했다. 양씨는 경기(3월27일) 하루 전 A양을 만나 자필로 쓴 메모를 써 주며 “이대로 3만원씩 5가지 스코어로 도합 토토 15만원 어치를 사라”며 대리구매를 의뢰했고, 경기가 끝난 당일 밤 A양을 만나 수표로 20만원을 건넸다.
양씨는 자필 메모 내용과 A양이 실제 구매한 토토 내역 등이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나자 혐의를 시인했다. 양씨는 득점 결과를 맞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지난해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는 그러나 “양씨는 파문이 커져 봐야 좋을 것도 없다고 판단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혐의내용을 시인했다”며 “토토는 양씨가 A양의 생일선물로 준 것이지 대리구매를 시킨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
양씨는 지난해 3월15일 방영된 스포츠 케이블 TV프로그램에 자신이 사용 중이던 합숙소 컴퓨터 바로 옆에 토토 용지가 놓여 있는 장면이 우연히 포착된 이후 불법 토토 구매 의혹을 받아 왔다. 한국농구연맹은 양씨에게 36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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