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가 엠파스를 인수한다.
이에 따라 국내 포털업계는 NHN(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 다음, 야후코리아가 치열하게 다투는 4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엠파스 지분 24.4%를 372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추가로 엠파스가 발행한 4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 향후 보유 지분을 43%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또 엠파스의 인터넷 검색 기능을 개발한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29.5%도 함께 인수하기로 했다.
박석봉 엠파스 대표는 지분이 당초 19%에서 9.5%로 줄어들지만 대표이사 및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양 사의 합병으로 포털 업계는 향후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인터넷 자료 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포털 업계의 순위를 가늠하는 지표인 일 방문자 수와 페이지뷰(PV)에서 현재 네이버와 네이트닷컴이 1, 2위를 다투며 업치락 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현재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의 경우, 일 방문자 1,123만명으로 네이트닷컴의 866만명을 앞선다. 그러나 페이지뷰는 네이트닷컴이 6억4,475만 PV로 네이버(6억1,621만 PV)보다 더 많다.
여기에 5위인 엠파스(일 방문자수 162만명, 페이지뷰 3,764만 PV)가 가세하면 네이트닷컴은 수치상으로 네이버를 앞지르게 된다. 또 3, 4위인 다음 및 야후코리아와 더욱 격차를 벌릴 수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번 M&A를 통해 그 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검색기능도 보완할 수 있어, 향후 네이버와 대등한 싸움이 가능해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그동안 ▦미니홈피로 대표되는 싸이월드 ▦네이트닷컴 ▦블로그 전문사이트 이글루스 등 콘텐츠에서 비교우위를 누려왔으나 검색 서비스는 매우 취약했다. 특히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국내진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검색 기능 보완은 매우 절실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검색 기능 개발이 가능한 코난테크놀로지 및 오랜 검색서비스 운영경험을 갖고 있는 엠파스를 이번에 인수함으로써, 아킬레스건이자 오랜 숙원이었던 검색기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오연교 이사는 "포털이 성장하려면 검색 기능이 중요하다"며 "자체 검색엔진도 개발하고 있으나 네이버, 야후,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계가 있어서 엠파스를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대만 등 해외 진출중인 싸이월드도 이젠 자체 검색 엔진을 탑재할 수 있게 돼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엠파스도 검색 외에 이용자제작콘텐츠(UCC), 개인용 블로그 등 부족했던 콘텐츠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엠파스 관계자는 "당분간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 엠파스 싸이트는 서로 합치지 않고 각각 운영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콘텐츠와 서비스 기능은 공유할 예정이어서 양 사의 인터넷 회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영역확대로 NHN과 다음 등 다른 포털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고 연쇄적 합종연횡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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