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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빈곤 퇴치, 제도 개혁하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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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빈곤 퇴치, 제도 개혁하면 가능

입력
2006.10.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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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는 '그라민 은행'의 창시자이다. 그는 1969년 미국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방글라데시로 돌아갔다가 국민들의 빈곤한 생활을 보고 자신의 주머니돈에서 27달러를 꺼내어 아무런 조건없이 40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이것이 유누스 교수와 그라민 은행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출발점이 되었다. 그라민 은행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영방식은 이제 30년 만에 37개국의 사람들 9,200만명에게 소액 무보증 신용대출 방식을 통한 빈곤 퇴치의 성공 사례가 되었다.

IMF사태로 경제대란이 발생한 1998년 한국에서도 빈곤층과 결식아동의 문제, 실직과 가족해체라는 사회적, 국가적 위기가 닥쳤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신나는조합은 1999년 6월 국내 최초로 필자가 그라민 은행에서 훈련을 받고 돌아와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도입하게 되었다.

● 99년 '마이크로 크레디트' 도입

신나는조합은 빈곤 퇴치의 현장에서 디딤돌이 되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장 어렵고 절망적인 상태에 있는 차하위계층인 노숙자 신용불량자 장애인 알코올중독자 귀농민 등 282명과 73공동체의 자활을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오늘날 희망을 잃어가는 농어촌지역에 처음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특화하여 지원하였다는데도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3~5명으로 구성된 1개 공동체 당 평균 1,500만원 정도를 지원하여 집 수리, 식품 제조, 농산물 가공, 축산, 야채 및 과일농사, 양식, 돈사 수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두레일꾼을 통한 사전ㆍ사후 관리, 주민들의 심리적ㆍ정서적인 자활을 위한 지지 및 사회복지통합적인 접근이 96%의 상환율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주효했다.

종잣돈과 운영비를 지원하는 씨티그룹의 지원, 삼성이 2005년부터 지원해준 4억원으로 '농어촌 빈곤가정 자활자립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통하여 농어촌지역 자활공동체 창업을 본격 확대하게 되었다.

신나는조합은 지난해부터는 보건복지부에서 창업기금 20억이 지원되어 차상위계층 중심의 지원을 활성화하고 있는 사회연대은행(14억원)과 신나는조합(6억원)을 통해 배분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빈곤층에 요구에는 매우 부족하여 안타까운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 6년간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이 한국사회에서도 빈곤의 심화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보다 폭넓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면서 참여를 확대하여야 하며, 정부는 제도적 법률적 뒷받침과 함께 민간단체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의식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양극화 해결에 기여하기를

유누스 교수의 서울평화상에 이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세계의 빈곤 퇴치에 헌신해 온 그의 삶은 물론 빈곤에 대한 의식이 다시 재조명되기를 바란다.

유누스 교수는 "빈곤은 가난한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과 사회구조악,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힘을 가지고 재산을 가지고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 지금 적극적으로 나누고 나서기만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라고 하였다.

국가적인 제도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누스 교수의 부드럽고 확신에 차 있는 눈매, 19일 그라민 은행의 생산품인 체크무늬옷을 입고 당당하게 한국의 신나는조합 사무실을 방문해서 격려해주신 그의 모습에 다시 존경을 표한다.

강명순ㆍ부스러기사랑나눔회 신나는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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