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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문화학화 남도영 교수 '한국마문화총서' 10권 완간/ "말(馬)은 고대 외교·분쟁사 연구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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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문화학화 남도영 교수 '한국마문화총서' 10권 완간/ "말(馬)은 고대 외교·분쟁사 연구 핵심"

입력
2006.10.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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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은 인류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어 세계 지도의 색을 숱하게 바꿔 온 역사적인 동물입니다. 우리 민족사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지요.”

남도영(南都泳ㆍ84) 동국대 명예교수는 일제시대 이후 끊기다시피 한 한국 마학(馬學)의 명맥을 이어 온, 마문화 연구의 독보적인 학자다. 그는 혜화전문(동국대 전신)에서 한국외교사(분쟁사)를 전공한 뒤 1960년대부터 지금껏 근 반생을 이 낯설고 의아하기까지 한 분야에 매달려왔다. “지금 국제 통상화폐가 미국 달러인 것처럼, 고대와 중세의 국제 화폐 기준은 말값(馬價)이었어요. 따라서 말은 외교ㆍ분쟁사 연구의 핵심 과제입니다.”

남 교수는 80년대부터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최영희씨, 문화재위원 황수영씨, 서울대 총장 등을 지낸 고병익씨, 역사학회장으로 있던 한영국씨 등과 함께 <한국마정자료집> 을 발간하고 정부에 마문화박물관 건립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늦었지만 남 교수의 그런 작업이 첫 결실을 맺었다.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아 1996년부터 <한국마문화총서> 를 발행해 최근 총 10권을 완간한 것이다.

말은 북방 기마민족의 끊임없는 외침(外侵)을 받아 온 우리 민족에게 매우 중요한 전쟁 수단이었다. “세조가 ‘나라의 강약은 말에 달려있으므로 임금의 부(富)를 물으면 말을 세어서 대답한다’<증보문헌비고, 권125> 고 했을 정도였죠.” 남 교수에 따르면 재래마인 ‘과하마’(果下馬ㆍ키 3척으로 과일나무 아래를 능히 갈 수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는 산악 지형 이동에 탁월한 능력이 있어 고대의 산성전(山城戰)에서 눈부신 역할을 했고, 삼국시대 이후 중무장 기마전이 확대되자 중국ㆍ몽골ㆍ서역마 등의 큰 말이 유입됐다. 김 교수는 고려ㆍ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의 과도한 징마(徵馬)와 목마(牧馬)에 동원된 양민들의 부담 때문에 이들 유입마가 사라지는 과정 등을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역사 전체를 말을 통해 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사뿐만 아니다. 그는 말이 의식주, 교통ㆍ통신, 운송, 외교ㆍ문화, 농업 외에도 말총ㆍ말가죽, 말힘줄 등을 활용한 각종 산업 발달에도 깊숙이 얽혀 있다고 말했다. “마육은 수급 불균형으로 늘 부족했고, 그래서 어명으로 먹는 것을 금한 적도 있죠. 세종 29년에 제주목사가 뇌물로 바친 건마육(乾馬肉)을 영의정 황희, 좌의정 하인, 좌찬성 황보인 등이 받아먹었는데, 한 내시가 이 사실을 발설해 그 명재상들이 줄줄이 사헌부 사간원에 의해 탄핵된 일도 있었죠.<세종실록, 권14> ”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마문화학회는 한국마사박물관과 함께 총서 완간을 기념, 26일 서울 경마공원 본관 대강당에서 ‘한국 마문화 연구의 현대적 조명’이라는 제목으로 학술대회를 연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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