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미 정부 및 의회 내에서 ‘북한 내파론’, ‘북한 정권 교체론’등의 강경론이 비등하고 있다. 미 하원 비확산위원장인 공화당 에드워드 로이스(캘리포니아) 의원은 17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김정일에게 흘러 가는 모든 외환자금을 끊어 정권을 내파(implode)시킨다는 아이디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권을 내파시킬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2개월이면…”이라고 말함으로써 내파론에 시간적 구체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로이스 의원은 또 한국의 대북 경협에 불만을 표시한 뒤 “오늘 오후라도 한국에 ‘어이, 우리 군대 3만5,000명인가 3만7,000명을 철수시킬 테니 네 나라는 네가 지켜보지, 친구’라고 말하지 않나”라며 북한 핵실험 이후 이뤄진 한국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바로 그런 압력을 가하기 위해 동아시아에 갔다. 중국도 포함해서다. 라이스 장관은 기본적으로 이런 미국의 최후통첩을 하기 위해 아시아에 갔다”고 주장했다.
로이스 의원은 자신이 ‘한미 의원외교협의회’미국측 위원장임을 상기시키면서 “한국 국민들은 이제 좌파정부인 노무현 정부에 싫증을 내고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 국민은 대북 투자와 원조 정책을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여론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스 의원은 황장엽씨로부터 “북한 정권에 가는 돈을 차단하고 대신 라디오 방송으로 정보를 주입하면 김정일은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인기가 없으므로 정권이 내부로부터 붕괴하도록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가 강경한 차단 조치들을 취하면 김정일의 장성들이 그를 제거할 것”이라고 내파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도 17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보고 싶은 것이 미국의 정책이냐’는 질문에 “북한 정권을 보면서, 다른 정부 체제가 들어선다 해도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그 동안 미 관리들은 미 정책의 목표가 북한의 정권교체에 있지 않음을 주장해온 점에 비추어 보면 번스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 내파론(implode)
‘implode’의 사전적 의미는‘안에서 터진다’는 뜻으로 ‘밖으로 터져나간다’는‘explode’와 대조적인 개념이다. 미국 관계자들이 implode’라는 용어를 구사하는 것은 북한이 외부세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 상태에서 내부로부터 자체 붕괴할 수 있다는 시각을 담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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