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몸짱' 바람을 타고 우리 사회에 생활 체육 열풍이 불고 있다. 동네 운동장과 주변 공원에 나가보면 걷기와 조깅, 줄넘기 등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하지만 '건강해져야지'라는 목적 의식만으로는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럽 스포츠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한국일보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인 '선진국형 스포츠클럽 시스템'의 운영 정착을 위해 문화관광부, 국민생활체육협의회(회장 이강두)와 함께 기획시리즈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2005년 체육백서에 수록돼 있는 동호인 클럽을 보면 7만7,452개의 클럽에 255만명이 넘는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인구대비 5.3%이며 30% 이상의 인구가 스포츠 클럽에 가입돼 있는 유럽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 국체협, 연간 5억원 투입 '클럽리그제' 운영…38만여명 활동…20~60대 '세대통합' 유도
이에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이하 국체협)는 2000년부터 전국에 산재해 있는 종목별 동호인 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연간 5억 8,000여 만원의 예산을 투입, ‘클럽 리그제’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현재 38만 여명의 클럽 스포츠 마니아들이 참가하면서 한국 생활체육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주변인들과 한데 어우러져 운동하는 클럽이 생활체육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닌 함께 하는 스포츠를 통해 지역 사회의 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
클럽리그제, 어떻게 운영되나
국체협은 올해부터 지역과 직장으로 나뉘어진 동호인 클럽을 일원화하는 종목별 클럽 리그제를 도입했다. 축구와 배드민턴 등 쉽게 참여할 수 있는 10개 주요 종목을 우선 대상으로 해 저변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234개 시ㆍ군ㆍ구 종목별 클럽 중 장기 리그전을 통해 최우수 클럽을 가려내는 방식. 기존 군소 클럽대회와 달리 국체협이 추진하고 있는 이 대회는 ‘세대통합’이 특징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일반적인 클럽의 경우 연령층이 한정돼 있지만 클럽 리그제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모든 연령층의 참가가 필수 조건이다. 예를 들어 축구와 같은 경우 20대부터 50대까지 각 연령층이 고루 베스트 11에 포함돼야 출전이 가능하다. 최우수 클럽으로 선정되면 특별 포상금은 없지만 연말 표창과 함께 선진 클럽 탐방 기회 등의 특전이 주어질 계획이다.
어떤 종목들이 있나
클럽 리그제에서 운영되고 있는 종목들은 10가지. 축구,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족구, 볼링, 야구, 농구, 풋살, 그리고 게이트볼로 구성돼 있다. 역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동호인을 보유하고 있는 축구가 3,900여개 클럽 23만명이 참가해 최대 규모다. 그 뒤를 탁구(4,000명) 배드민턴(1만8,000명) 족구(3만2,000명)가 잇고 있다.
클럽 이상의 클럽들
울산광역시의 ‘좋아사족구단(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족구단)’은 가족 친목연합회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2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좋아사족구단’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함께 모여 운동하는 것 외에 주말에는 가족 동반 회합도 갖는다.
장애인들이 모여 결성한 클럽도 있다. 서울의 ‘또바기 볼링클럽’은 회원 90%가 농아인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인천의 경찰 공무원이 의기투합해 만든 ‘헌트갑스’는 기존 경찰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시민 친화적이 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승택기자 lst@hk.co.kr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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