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오늘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한다고 한다. 김 의장의 진심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이 시점에서 그의 개성공단 방문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금강산관광과 함께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자 실질적으로 긴장완화와 상호이익의 효과가 큰 개성공단사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김 의장의 방문이 개성공단사업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에 입각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자금의 대북 유입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중단을 우리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어제 방한한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하지만 정부는 두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다.
이들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지 않는 등 운용방식을 조정한다는 전제가 있으나 미국과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의 대표가 공공연히 개성공단을 방문해 마치 시위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집권당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 개성공단 구하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남한과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북한이 제2의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그때는 정말로 개성공단을 포함한 모든 남북경협사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이다.
김 의장은 엊그제는 금강산관광 주관사인 현대아산을 찾아가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는데 이 역시 바람직한 처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 의장은 개인의 신념과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공적 입장을 구분해야 한다. 보다 넓은 시각에서 현안을 바라보고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여당 내에서도 김 의장의 처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한다. 김 의장은 개성공단 방문 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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