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이란 간사한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검정색 민무늬 타이츠를 신은 여성을 보면 촌스럽고 투박하게 느꼈다. 색채의 향연으로 일컬어지던 최근 몇 년 사이 여성의 다리는 화려한 색상에 꽃무늬가 들어간 스타킹으로 감싸이거나 그냥 맨다리 여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검정색 위주에 장식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 패션이 부활하면서 검정색 무늬없는 타이츠가 덩달아 유행소품으로 귀환했다. 꽃무늬가 사라진 자리는 줄무늬나 점, 체크 무늬가 채웠으되 튀지않게 얌전하게 자리한다. 간결하고 직선적인 느낌의 테일러드 재킷과 일자형 무릎길이 스커트에 검정색이나 짙은 와인색, 감색의 차분한 타이츠를 받쳐 신는 것은 세련된 모노크롬 패션을 연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비비안 스타킹팀 조영아 MD는 “여성복에 남성복의 실루엣과 색상을 적용해 강렬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타이츠도 여성스러움 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의 깊이 있는 색상에 민무늬 제품이 인기를 끈다”고 말한다.
비비안은 긴 점선으로 줄무늬를 넣은 제품과 무늬없이 검정과 보라 아이보리 등 색상 만으로 존재감을 더해주는 제품들을 내놓았다. 유행하는 검정이나 회색 옷차림에 산뜻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가격은 1만8,000~3만원대.
키슬렌은 체크무늬를 많이 내놓았다. 사냥개 이빨 모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하운드투스체크나 기하학 무늬가 새겨진 타이츠 등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3만5,000~3만8,000원대.
이탈리아 수입브랜드 시지는 굵은 사선무늬로 강렬한 느낌을 냈고 미국 브랜드 하디에이미는 흔치 않은 가로줄무늬로 세련미를 강조한 제품을 출시했다. 가격 1만4,000~1만7,000원.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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