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적도 없는 돈 2억원을 갚으라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 사립고등학교 교사 A(32)씨는 18일 아침 메일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이 보낸 메일에는 “공단에서 대여한 상환금 2억원을 납부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기가 막힌 메일을 받은 것은 A씨뿐이 아니었다. 이날 전국적으로 공단 전체 회원 4명 중 1명 꼴인 2만 명이 넘는 전국 사립 초ㆍ중ㆍ고ㆍ대학 교직원들이 수 백만원~수 억원을 갚으라는 메일을 받았다.
전국의 교무실은 때아닌 메일로 발칵 뒤집혔다. 공단 홈페이지에는 “공단이 하루 아침에 수 천 만원 빚쟁이로 만들었다”, “어수선해서 중간고사 시험 감독도 제대로 못했다” 등의 항의 글이 수백 개 올라왔다. “금융 사고로 우리 개인 정보가 다른 곳으로 새버린 것 아닌가”라거나 “정신나간 관리공단을 믿을 수 없으며 상환금 액수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식의 불만도 나왔다.
관리공단측은 뒤늦게 “회원 학교 측으로 보내야 할 메일이 실수로 개인 회원들에게 보내졌다”며 “주의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고 개인 회원들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알렸지만 하루종일 걸려오는 항의 전화를 받느라 애를 먹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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