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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美, 북한 회담 복귀땐 '당근'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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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美, 북한 회담 복귀땐 '당근' 줘야"

입력
2006.10.1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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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계의 실력자인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 회장은 18일 “북핵 사태가 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조기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지식포럼 2006 행사 참석차 방한한 소로스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9ㆍ11 이후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비애국적이라는 인식에 눌리는 바람에 미국 사회는 이라크전이 발발하기 전 18개월간 침묵했다”며 “그 결과 지금 세계는 미국의 잘못된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로스 회장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그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며, 따라서 인류가 안고있는 다양한 문제들(지구온난화, 핵 확산, 독재정부)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 그는 “북한은 현상 유지를 원하는 다른 6자 회담 당사국들과 달리 추위와 굶주림 등 현재의 사정이 절박했기 때문에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라며 “북한은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이며, 그 때 미국은 체제보장 등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의 한국 동참에 대해서는 “우선 군사적 대응카드는 우리의 옵션이 아니다”며 “유일한 채찍이 있다면 당근을 줬다가 빼앗거나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헝가리 출신 유대인인 그는 나치와 구소련 점령 등 유럽 전체주의의 틈바구니에서 고통스럽게 성장했고, 런던 유학시절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적들’을 읽고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것이 국제금융가이자 자선가라는 야누스적 이력과 별개로 ‘열린 사회 철학’의 전도사이자 ‘국적 없는 정치가’로 활동하게 된 배경이라고 그는 말했다.

소로스 회장이 간담회에서 밝힌 국제사회에 대한 그의 입장은 최근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네모북스) 의 주된 내용, 즉 열린 사회로서 미국이 당면한 문제와 유럽연합의 실패, 민주주의 확산 과정의 어려움과 국제공동체의 부재, 문명을 위협하는 핵 확산과 지구온난화, 테러리즘과 반테러리즘의 대치 등에 대한 입장과 틈 없이 물려 있다.

그가 책에서 세상을 해석하는 자신의 철학적 틀로 제시한 ‘오류성’‘재귀성’‘열린 사회’의 개념을 쉽게 설명해달라고 주문하자 소로스 회장은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면 아마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을 읽어달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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