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믿음과 최선의 노력, 그리고 몸과 머리를 많이 움직이는 게 장수(長壽)의 비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대 레오나드 푼(62) 교수는 18일 장수의 고장인 전북 순창군 군민복지회관에서 열린 ‘국제 백세인(百歲人) 심포지엄’에서 장수의 비결에 대해 “한가지 요인이 아니고 다양한 요인이 많아 비결을 딱 꼬집어 말하기 곤란하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답했다.
푼 교수는 홍콩에서 태어난 중국계로 9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처음으로 백세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 등 장수학의 개척자를 자임해왔다.
그는 “장수는 시대적 흐름이며 장수의 목적은 단순히 나이를 많이 먹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100세 노인도 현재 70대처럼 건강한 삶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푼 교수는 “만나는 사람마다 장수에 대한 표준화한 공식이 없느냐고 묻는데 개인과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조지아주 백세인 연구를 통해 장수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요인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며 “생활습관, 영양, 일상생활 활동성, 정신건강, 성격, 사회적 부양, 인지 기능, 유전 등이 장수의 공통적인 요인이며 특히 여성이라는 점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인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분석하면 장수 요인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형태와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소식(小食)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적당한 식사량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수 연구의 흐름에 대해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어떻게 장수에 기여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장수의 비밀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식과 운동, 웃음 등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개별 요인들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됐다"며 “하지만 장수를 결정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을 찾아야 하는 만큼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푼 교수는 또 “장수는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하며 성공적으로 사는 것을 뜻한다”며 “건강하기만 하면 평생이라도 살고 싶은 게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듯 내 자신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인간의 수명에 대해서는 “생물학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설과 과거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무한하다는 두 주장이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볼 때 120세까지는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끝으로 “그 동안 학계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을 따로 분리해 연구했지만 이번 심포지엄은 이 두 요인의 결합과 상호작용이 장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점에서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순창=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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