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은 최근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혁명3세대들의 강경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민간연구기관인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이기동 남북관계연구센터장은 18일 연세대 통일연구원이 교내 사회대에서 개최한 ‘최근 북한의 대내상황’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남한의 386세대에 비교되는 북한의 혁명3세대들이 권력 핵심부에 포진하면서 강경론이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을 북한 내부의 세대교체에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북한의 핵실험 등 대외 강경책의 배경으로 혁명3세대의 부상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혁명3세대는 1950년대에 태어나 북한이 풍족했던 60, 70년대에 교육받은 세대”라며 “이들은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에 대한 확신, 강경 대외정책 지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호웅 내각책임참사,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등 북한판 386들이 각 분야의 파워엘리트로 부상하면서 대외 강경노선이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강경노선의 배경으로 지적됐다. 이 센터장은 “노동당 조직은 중앙당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와해 상태”라며 “김 위원장에게 북한을 통치할 수단은 군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사회의 실천 이데올로기로 주체사상보다 선군사상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핵실험을 강행한 시점에 대해서도 “북한은 향후 예상되는 5, 6년 동안의 제재기간이 끝난 뒤 모종의 결단을 할 것”이라며 “김일성 탄생 100주년(2012년) 또는 선군정치 개시 50주년(2010년)을 맞아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해 둔다는 게 북한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의 핵전략을 ‘보루전략’으로 풀이하면서 6자회담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북한은 6자회담 복귀라는 보루를 남겨두고 있어 대북 제재가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버틸 것”이라며 “북한은 핵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협상안을 제시하고 타협하려고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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