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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관타나모 이중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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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관타나모 이중 잣대

입력
2006.10.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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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운영하는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 상황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감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려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영국의 마거릿 베케트 외무장관은 최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백명의 테러 용의자들을 장기간 구금하는 행위는 인권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테러 대응 조치 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영국에서 이달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10명의 영국 출신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돌려보내겠다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수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거절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일부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친척들은 영국 정부가 그들을 수용소에서 석방토록 할 것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한 터키인은 4년 간 지속된 미국의 요구 끝에 8월에야 간신히 독일 정부의 허가를 얻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미국은 또 중국 출신의 관타나모 수감자들이 고국으로 보내졌을 경우 정치적 피해를 당할 것을 우려해 이들을 유럽 국가들에 보내려고 하고 있으나, 알바니아를 제외하고는 100여개의 국가들이 모두 받아들이는 것을 거절했다.

미국 국무부 수석 법률 자문가인 존 벨링거 3세는 최근 베를린을 방문해 독일의 반 테러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감자들을 어떻게 하라는 대안 없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40여개국 출신 435명을 수감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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