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19일 대구에서 6개월의 새마을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는 중국 칭다오(靑島) 지아오난(膠南)시 문화국 부국장 쉬에리췬(薛立群ㆍ39)씨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연수 소감을 압축했다.
5월 8일 지아오난시 간부공무원 연수단 29명 중 한 명으로 입국, 대구 계명대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며 한국 행정과 문화를 공부한 그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중국의 신농촌운동과 시대와 경제상황 등 배경이 다르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5일 하루 5시간의 강의 중 대구의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비롯한 대도시의 대중교통정책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 담당답게 대구 동성로와 신천 등에서 열린 시민축제와 대구오페라하우스, 각 구ㆍ군의 문화회관 등도 꼼꼼히 살폈다. 금요일 현장연수를 통해 대구 향교와 영주 소수서원, 고령의 대가야 유적, 안동 하회마을 등도 둘러봤다는 그는 “한국과 중국의 전통문화는 역사가 깊고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쉬에리친씨는 “매운 음식 때문에 혼났다”면서도 한정식에 곁들여 나오는 육회의 감칠맛에 푹 빠졌다고 했다. 추석 연휴와 여름휴가 때 단체로 다녀온 제주도와 설악산의 풍광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매일 고향의 남편과 고교1학년인 아들에게 국제전화로 안부를 물었다는 그는 “가족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쁘기 그지없지만 정든 대구를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지아오난시는 유례없던 대규모 공무원 장기연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에도 대구와 자매도시인 경북 경산시 등에 연수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비바람 없이 어찌 무지개를 보겠는가(没有風雨 哪能見彩虹)’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한 쉬에리췬씨는 “중국과 한국을 잇는 무지개다리가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