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탈북자 지원단체 ‘구하자! 북한민중-긴급행동네트워크’(RENK)가 지난 9일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직후 북중 경계에서 북한 인민군 병사와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18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북한 국경도시의 병사는 RENK의 중국 내 협력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라리 전쟁이라도 일어나 하루라도 빨리 음울한 시대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자포자기 상태였다. 병사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마구 부르는 등 체제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다음은 통화내용.
-핵 실험이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조금 전 보도했다. 당신들은 어떤가.
“여기는 며칠 전부터 어떤 방송도 시청할 수 없다.”
-인민군은 아직 비상사태에 돌입하지 않았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광석운반차도 대폭 줄었다. 이런 상태에서 무슨 말라빠진 핵실험인가.”
-(핵 실험 장소에서 가까운) 청진은 어떤가.
“여단지휘부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시 경비대도 평상 상태이다. 내일이 10월10일(조선노동당 창건일)이기 때문에 인민들은 명절 먹거리 구하기 바쁘다.”
-안보리가 결의를 채택해 군사공격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차라리 전쟁이라도 일어나 하루라도 빨리 음울한 시대가 끝났으면 좋겠다. 제대하면 뭘 하고 살아가야 하나. 해방이라도 되면 돈벌이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텐데. 밑에서는 모두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쥐구멍에 볕들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윗대가리들은 전쟁을 무서워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자신들뿐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묘한 방법으로 김정일과 윗대가리를 체포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한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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