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실험 후 8일만인 17일 처음으로 공개 활동에 나섰다. 그 동안 북한과 미국 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경우 김 위원장이 수십일 동안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빨리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8일 김 위원장이 ‘ㅌ.ㄷ’(김일성 주석이 처음으로 만든 공산주의 조직인 타도제국주의동맹의 약자) 결성 80주년(10월17일)을 맞아 인민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5일 북한 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군부 핵심 인사들을 이끌고 참석한 뒤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12일 만에 공개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2003년 초 이라크전쟁이 발발하자 50일간 공개 활동을 중지했고, 7월 미사일 발사 뒤에도 40일간 잠행을 했던 것에 비하면 조기에 활동을 재개했다.
김 위원장의 활동 공개는 17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대결 의지를 천명한 시기와 맞물린다. 현재의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내부 동요를 막고, 체제 단결을 도모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 같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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