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최우수선수(MVP)를 가리자.
21일부터 삼성과 한화가 펼치는 한국시리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괴물 투수’ 류현진(19ㆍ한화)과 오승환(24ㆍ삼성)간의 대결이다. 류현진은 선발, 오승환은 마무리를 맡고 있어 둘이 마운드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류현진과 오승환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가을잔치가 모두 끝난 후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정규시즌 MVP의 향방 때문이다. 지난 해는 롯데 손민한이 5위에 그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다승왕(18승)과 평균자책점 1위(2.46)에 올라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는 류현진과 오승환이 MVP를 놓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을의 고전’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팀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선수는 한국시리즈 MVP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MVP에도 그만큼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류현진과 오승환은 정규시즌에서 막상막하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해 혜성처럼 나타난 고졸 루키 류현진은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신인 사상 첫 투수 부문 3관왕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한국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된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신인 투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또 신인 첫 200이닝-200탈삼진, 역대 신인 최다승 타이, 역대 좌완 신인 최다승 등을 기록하며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25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선동열(현 삼성 감독)이후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평가 받는 오승환도 류현진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43S)와 아시아 최다세이브(47S)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웠고,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특급 소방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마무리 투수가 미ㆍ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올린 것은 오승환이 처음이다. 메이저리그(162경기)가 한국 프로야구(126경기) 보다 게임 수가 훨씬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둘은 정규시즌에서 서로 상대팀에 강한 면모를 과시해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 2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류현진은 올시즌 삼성전에서 5승무패(평균자책점 1.62), 지난 해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은 한화전에서 1승7세이브(평균 자책점 0, 피안타율 0.059)를 거두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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