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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석/ 국감장의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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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석/ 국감장의 CEO들

입력
2006.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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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문제점을 집약해서 보여줬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진땀을 빼는 CEO(최고경영자)들의 모습을 보는 뒷맛이 씁쓸할 정도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시장 지배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KTF의 비공개 문건까지 꺼내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담합을 통해 가격 인하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폭로했고, 우리당 서혜석 의원과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SK텔레콤 김신배 사장과 LG텔레콤 정일재 사장은 내내 좌불안석이었고, KTF 조영주 사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아예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정유 4사 CEO 가운데 경쟁업체에 비해 공장도 가격을 60~70원 가량 낮게 신고한 투바이 엡 S오일 대표이사를 제외한 신헌철 SK㈜ 대표이사, 명영식 GS칼텍스 사장,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과 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이 업체들이 산업자원부 고시를 무시한 채 공장도 가격을 부풀렸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한 주유소에서 복수의 정유사 기름을 팔 수 있는 ‘복수폴제’ 도입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하지만 더 답답한 건 공정위였다. 의원들이 수많은 자료를 제시하며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검토하겠다”, “조사해보겠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대기업과 공정위의 태도를 보면서 “반기업 정서가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한 여당 의원)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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