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와라!”
한화가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화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송진우의 호투와 1회 폭발한 김태균의 결승 3점포에 힘입어 현대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화는 1패 뒤 3연승으로 지난 99년 롯데를 꺾고 우승한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 21일부터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과 7전4선승제의 ‘대권’을 다투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첫 판을 내주고 내리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지난 2001년 두산과 2004년 삼성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의 일등공신은 1년 만에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돌아 온 4번 타자 김태균(24)이었다. 김태균은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ㆍ3루에서 현대 선발 캘러웨이의 128㎞ 짜리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결승 3점포를 쏘아올렸다.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김태균은 34타수 4안타로 고개를 숙였던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뒤로 하고 1년 만에 가을 잔치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김태균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17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김태균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베테랑 송진우가 빛났다. 송진우는 선발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로 현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지난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자신의 승리를 희생해가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송진우는 이날 승리투수가 되며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40세8개월1일)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김용수(당시 LG)가 지난 2000년 10월20일 두산과의 잠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운 40세5개월18일. 송진우는 4차전 MVP로 선정됐다.
현대는 선발 캘러웨이에 이어 ‘히든 카드’ 김수경과 황두성 신철인 등 아껴뒀던 특급 불펜을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폈지만 타선 불발로 역대 4차례의 플레이오프 가운데 지난 2001년에 이어 2번째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대전구장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가 모두 매진되며 되살아난 대전의 야구 열기를 입증했고, 한화는 플레이오프 진출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모두 홈에서 확정지어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대전=이승택기자 lst@hk.co.kr이상준기자 jun@hk.co.kr
■ PO 4차전 양팀 감독의 말
▲한화 김인식 감독 - "노장들이 잘해줬다"
지난 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이번에는 노장들이 잘해줘서 첫 판을 내주고도 3연승을 거뒀다. 정민철 송진우 구대성 문동환이 베테랑다운 피칭을 했다. 타선에선 지난 해 부진했던 김태균과 고동진이 큰 활약을 펼쳤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는 이제부터 준비해야 한다. 삼성은 8개 팀 중 최강 불펜인 권오준과 오승환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 5회까지 리드를 내줘서는 안된다. 1차전 선발은 정민철과 류현진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중간 계투로 활용했던 문동환도 일단은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
▲현대 김재박 감독 - "한화 전력이 강했다"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 플레이오프에서 지긴 했지만 결과에 만족한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한화의 전력이 강했다. 중심타선의 화력이 부족했던 게 패인이다. 용병 서튼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송지만의 손목 부상도 아쉽다.
이들의 공백으로 중심타선이 약해져 원하는 대로 경기를 이끌지 못했다. 내년에는 장타력을 보완해야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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