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북중간 첩보전이 양국 관계 악화의 또 다른 도화선이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홍콩의 중국인권정보센터를 인용, 첩보전 과정에서 북한군에 의해 숨진 중국 제16집단군 포병여단 소속 병사 리량(李亮ㆍ당시 19세)의 1주기 추모식이 16일 열렸다면서 사건을 둘러싼 내막을 전했다.
리량의 아버지 리제화(李界華)는 지난해 10월 16일 새벽 북중 국경을 넘어온 북한 군인 5명이 옌볜(延邊)시 광핑(廣坪)의 한 별장에서 중국 정보원들을 납치하려는 것을 자신의 아들이 저지하려다 북한 군인들에게 살해됐다고 증언했다. 이들 중국 정보원들은 북한 첩보 수집 임무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리량을 살해한 북한 군인들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 결국 양국 관계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사건 이후 중국 군부에서 북중 군사동맹 조약인 ‘조중 우호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콩의 아주주간(亞洲週刊)은 수년 전 옌지(延吉)시 국가안전국 책임자가 북한 정보당국에 30만 달러에 매수되면서 중국의 북한 내 정보망이 단숨에 와해돼버렸고, 지금까지 중국의 대북 정보수집 능력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등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방첩 활동을 강화했으며, 정보망이 허술한 중국은 북한이 사전에 통보해줘야 발사와 실험 강행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