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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이후/ 분주한 러시아… 美·中사이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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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 이후/ 분주한 러시아… 美·中사이 입지 강화?

입력
2006.10.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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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결의 통과 이후 북핵 사태 해결을 내세운 러시아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6자회담 등에서 큰 틀이 짜여진 다음 등장해 기득권만을 챙기려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다.

러시아는 북한 핵실험 이후 가장 빨리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교차관을 특사로 평양에 보냈고, 알렉세예프 차관은 15일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한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16일 저녁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고, 17일에는 예피모비치 프라드코프 총리가 방한, 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명숙 국무총리와 회담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안보리결의를 지지하는 한편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한반도 비핵화 부분에 관한 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2년 10월 촉발된 이른바 ‘2차 북핵위기’ 때도 가장 먼저 북미회담을 제안했을 만큼 러시아는 북핵 문제에 관한 한 외교적 해결에 치중해왔다. 유라시아의 전략적 안정을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핵무장이 결코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는 북한이 핵을 가질 경우 북한을 버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북의 핵무기 보유를)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냉전 이후 미국-중국의 양극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이번 기회에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북한이 핵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중국보다는 러시아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에 앞서 중국보다도 먼저 러시아에 실험 사실을 알렸고, 러시아 역시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정하는 등 양국의 ‘밀월관계’가 어느 때보다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신범식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기질적으로 잘 맞는데다, 핵실험을 전후해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과의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국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긴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의 행보는 궁극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대립하는 많은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그루지야 문제 해결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통해 국제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북한 핵실험 지원 의혹을 불식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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