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장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 비서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 대리전으로 후끈 달아 올랐다.
공방전은 한미 FTA의 효과를 두고 시작됐다. 김 본부장은 멕시코의 무역수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기 전에 10억 달러 적자에서 2005년에는 650억달러 흑자로 돌아섰고, 1994~2005년 사이에 993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캐나다 역시 대미 무역 흑자가 115억 달러에서 668억 달러로 늘었다며 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미국의 현재 평균 관세율이 2.5% 밖에 안돼 농업이나 서비스 등 취약 부분 뿐 아니라 제조업조차 FTA 체결로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FTA 체결 당시 국내 임금 수준이 낮아 외국인 투자가 활발히 들어와 일자리와 무역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한미 FTA 추진 과정에서도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전 비서관은 “2003년 정부 로드맵이나 산업연구원 분석 등에서는 한중, 한일 FTA가 우선 순위에 있었고 한미 FTA는 맨 마지막이었다”며 “내가 비서관을 그만 둔 뒤의 일이므로 이유는 잘 모르나 이후에 순위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어 “한미 FTA 결정 이전 국책연구소가 내놓은 관련 공식 보고서는 단 2개 뿐이었다”며 졸속 추진을 꼬집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2003년 정부 내에서 논의가 본격 시작된 이후 수 차례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을 통해 착실히 한미 FTA를 준비해온 만큼 ‘졸속’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또한 “한미 FTA에 관한 보고서는 모두 159개이며 FTA 결정 이전에는 109개였다”고 주장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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