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5월 금강산 관광사업에 합의할 때도 미사일 위기가, 그 후에는 서해교전이 있었지만 금강산 사업은 잘 헤쳐 나왔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16일 북한 핵실험 이후 위기에 빠진 금강산관광 사업을 독려하기 위해 현대아산을 방문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비 군사적제재로 이뤄진 만큼 온 민족의 공동 번영사업인 금강산관광은 차질 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이 사업은 현대아산 만의 것이 아니며 평화통일을 바라는 온 국민의 사업”이라며 “마음 졸였겠지만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한반도 미래가 관련된 양보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거듭 격려했다.
현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 수준의 남북경협은 유지해달라”면서 “금강관 관광 8주년이 되는 11월18일 김 의장을 초청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젊은 직원들을 격려하며 “금강산 관광사업,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김 의장이 최근 북핵 해법으로 ‘비군사적 대응’과 ‘흔들림 없는 남북경협’의 목소리를 내는 속내는 핵심 지지층의 재결속을 겨냥한 측면이 많다. 정체성을 분명히 해 이른바 ‘집토끼’를 놓칠 수 없다는 정치적 포석이다. 김 의장은 15일 해남ㆍ진도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당은 우리당”이라고 말해 민주당과의 ‘햇볕정책 적자’논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정청 역할분담을 통해 때로는 정부와 청와대가 할 수 없는 주장을 단호하게 함으로써 핵실험 이후 일관된 목소리를 견지하고 있다는 선전효과도 있다. 본인의 대북관을 명확히 함으로써 개혁진영의 대선주자임을 다시 한번 각인 시킨다는 의도에서다. 김 의장은 이 달 말께 개성공단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