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였다.’
‘1,000만달러 소녀’ 미셸 위(17ㆍ나이키골프)의 프로 원년 성적에 대한 평가다. 미셸 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17위(5오버파 293타)를 차지, 프로선수로 여자무대 첫 시즌을 마감했다. 미셸 위의 프로 원년 득실을 살펴본다.
# 8개대회 6차례 '톱5'… 상금 14위권 '알짜'기대밖 무승, 성대결 참패로 '입방아'까지
얻은 것-발전 가능성 재확인
미셸 위는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고 올해부터 사실상 프로 선수로 활약했다. 미셸 위는 올해 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컷오프없이 6차례 ‘톱5’에 입상했다.
특히 나비스코챔피언십(공동3위), LPGA맥도널드챔피언십(공동5위), US여자오픈(공동3위) 등 3개 메이저대회에서 5위 안에 드는 기량을 과시했다. 또 5번째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공동 준우승으로 자신의 최고 성적을 냈다.
미셸 위는 단 8개 대회에 출전하고도 상금 73만921달러를 벌었다. 20개 대회 이상을 치른 LPGA투어 멤버들과 비교해도 상금랭킹 14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1승을 거둔 상금랭킹 13위 박세리(77만1,207달러) 바로 밑이다. 특히 미셸 위는 대회당 평균 9만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여 순도면에서는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잃은 것-무승에 성대결 동네북
그러나 미셸 위로서는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게 많은 한해였다. ‘무승’에 그친 게 결정적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96년 프로 데뷔 무대에서 11개 대회에 출전, 2승을 올리며 ‘우즈 시대’를 예고했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우즈는 이듬해인 97년에는 4승을 올렸다.
잦은 성대결에서의 참패는 자신감 결여와 함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 미셸 위는 올해 5개 남자 대회에 출전해 한국에서 열린 SK텔레콤(공동35위)을 제외하고는 현격한 실력차를 드러내며 컷오프되는 수모를 당했다. 컷오프가 계속되자 골프계에서는 ‘여자대회에서 조차 우승하지 못한 선수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미셸 위는 내달 일본남자프로골프대회인 카시오월드오픈에서 또 한차례 성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17세의 어린소녀가 좋은 성적에 대한 중압감을 어떻게 떨쳐 나갈지 주목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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