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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동종 복원 타종식…끊겼던 천년의 소리 새천년 향해 '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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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동종 복원 타종식…끊겼던 천년의 소리 새천년 향해 '뎅~'

입력
2006.10.1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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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했던 낙산사에 맑고 은은한 종소리가 살아났다. 16일 오후 강원 낙산사에서는 복원된 동종의 이운식(移運式)이 열렸다. 작년 4월 경내를 덮친 대형 산불로 소실됐던 낙산사 동종(銅鐘)이 충북 진천에서 새로 제작돼 낙산사로 옮겨진 것이다. 산불로 소실된 지 17개월 만이다.

스님과 신도들은 합장을 한 채 동종이 보타락에 걸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종을 주조한 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 보유자인 원광식씨는 “복원된 종소리가 세세천년을 온전히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도 “북한에까지 울려 퍼져 남과 북에 평화를 가져오는 종소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동종 복원의 의미를 새겼다. 새 동종은 함께 불타 없어진 종각이 복원될 때까지 보타전 앞 보타락에 임시로 머물게 된다.

한국일보 사진부는 문양조각이 한창이던 5월부터 동종의 복원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문양조각은 소실된 종의 원래 모습을 석고와 점토를 이용해 재현하는 작업. 사진자료만 갖고 종의 원형을 복원하는 힘든 과정이었다. 문양조각을 담당한 조각가 윤수천씨는 “복잡한 모양의 용뉴(종걸이)와 글씨 부분을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차라리 창작하는 편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 다음 단계인 주조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모든 작업은 전통적인 밀랍주조공법에 따라 장인의 경험과 정성이 담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29일 완성된 거푸집에 쇳물이 주입됐고 17시간 후 낙산사 동종이 웅장한 모습 그대로 다시 태어났다.

복원된 종의 외형은 원래의 동종과 거의 일치한다. 자문위원인 동국대 곽동해 교수는 “사라진 동종의 모습을 유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음향분석 결과 고유진동수는 177hz, 맥놀이 주기는 0.7초로 원래의 종과 약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분비와 두께 설계 등에 현대적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생긴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명예교수 나형용 박사는 복원된 종소리를 “맑고 깨끗하며 화음이 잘 어우러지는 좋은 소리”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보물 479호였던 낙산사 동종 복원을 위해 불교미술, 조각 예술가, 금속공예, 보존과학 등의 전문가 20여명으로 자문단을 구성, 1억5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복원작업을 벌였다.

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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