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을 보라.”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16일 삼성전자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45%나 급증한 2조1,800억원을 기록한 것과 관련, 이렇게 강조했다. 지금까진 순수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중요시됐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공장들의 실적까지 반영되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해야 경영실적과 관련한 ‘오판’을 하지 않는다는 게 주 전무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지털미디어 총괄 실적이다. 디지털미디어 총괄은 올해 미국 유럽 동남아에서 ‘보르도’ LCD TV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크게 선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사의 디지털미디어 총괄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큰 변동이 없는 1조6,4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은 본사 기준으로 집계되는데 디지털미디어 총괄의 경우 대부분의 생산과 판매가 해외법인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법인 실적을 감안하면 디지털미디어 총괄의 경우 실제로는 3분기 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주 전무가 이날 해외법인들의 지분법 평가익이 반영되는 순이익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대체로 기대치를 충족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에 매출 15조2,200억원, 영업이익 1조8,500억원, 순이익 2조1,900억원의 경영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가량 늘어난 것이나 영업이익은 13%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LCD 총괄의 판매가격 하락과 환율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많은 것은 해외 공장들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지분법 평가익이 5,207억원이나 발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지분법 평가익은 지난해 3분기 1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총괄의 경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7% 성장한 4조9,100억원, 영업이익은 6% 감소한 1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LCD 총괄은 매출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때 12% 증가해 3조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6%나 줄어 1,600억원에 그쳤다.
정보통신 총괄도 같은 기간 매출은 3% 증가해 4조7,100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5% 감소해 5,200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정보통신 총괄은 ‘울트라 에디션’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이 분기 사상 최대치인 3,070만대를 달성했다.
생활가전 총괄은 매출 8,300억원, 영업이익 183억원 손실로 지난해 3분기와 큰 변동이 없었다.
4분기 실적과 관련, 회사측은 그 개선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이 모두 계절적 성수기에 본격 진입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D램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낸드 플래시도 대용량 메모리를 채택한 MP3플레이어, 휴대폰 등의 신제품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 전무는 “D램의 경우 현재 전체 주문의 70%도 소화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를 위해 메모리 부문에 1조원 규모의 추가 설비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휴대폰도 계절적 성수기와 3세대(3G) 시장 교체수요가 기대된다. LCD는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의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TV 구매가 대부분 연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 ‘빅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0.93% 상승한 65만원으로 마감, 북한 핵실험 발표일인 9일의 64만2,000원을 극복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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