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 순위가 11계단이나 추락했다. 북핵 위기가 악화 혹은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는 더 뒷걸음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가 16일 발표한 ‘2006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FDI 총액은 9,160억달러로 2004년(7,110억달러)보다 29%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FDI는 전년보다 오히려 5억3,000만달러 감소한 71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제 순위도 세계 203개국 중 27위에 머물러 전년보다 11계단이나 하락했다.
UNCTAD가 산정한 FDI 규모는 외국인 투자액(도착금액)에서 투자 회수액을 뺀 금액으로 1년 동안 한 나라에 순수하게 투자된 순유입액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01년 31위, 2002년 29위, 2003년 27위에서 2004년 16위로 껑충 뛰어올랐으나 지난해 다시 예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58개국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경쟁국인 중국,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아랍에미리트와 터키에도 뒤져 6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또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FDI 순유입액의 비중도 8%로 세계 평균인 22.7%보다 크게 낮았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도착금액)은 96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필립스와 해태식품 등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금이 회수되는 바람에 순유입액 규모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FDI의 주체인 비금융 다국적기업 순위(해외자산규모 기준)에서는 삼성전자가 86위를 차지하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개발도상국 100대 비금융 다국적기업 순위에서는 삼성전자(4위) LG전자(7위) 현대자동차(13위) 기아자동차(21위) 효성(100위)이 이름을 올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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